The Third Eye

우리는 거대한 자연이나 높은 천장으로 어마어마하게 지어진 공간에 들어서면 압도당하는 느낌을 경험하게 됩니다.
나라는 자아의 경계가 무너지고 신비롭게 합일화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 거대하게 지어진 공간은 우리에게 그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자아의 존재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지어진 것입니다.
자아의식이라는 뇌 구조는 지극히 인간 고유의 것인데, 고도로 발달한 인간의 자아의식은 풍요로운 정신과 여러가지 감각과 변화무쌍한 경험들로 채워주는 반면, 그 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궁극적으로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해 깨닫게 해줍니다. 그리하여 인간은 죽음의 심연에 대처하게 해주는 전략을 찾아헤매게 됩니다.
크게 세가지 대처 전략으로 나뉘는데, 첫번째는 단순히 죽음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맛있는 음식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죽음에 대한 생각을 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우리의 육체가 어떤 식으로든 사후세계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 다른 형식의 부정입니다.
세번째는 부정이 아닌, 우리가 육체의 틀에 담긴 것보다 더 큰 존재의 일부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공간과의 관계를 연관짓게 됩니다. 우리를 문화와 동일시하여 우리의 육체가 사라진 후에도 계속하여 남아있을 유산을 통해 죽음에 대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심리학자 셸던 솔로몬의 ‘공포관리이론’과 관련이 있는데, 죽음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문화가 발전한다는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로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물리적 인공물과 관계를 형성해 언젠가 우리의 육체가 사라지더라도 우리가 공헌했던 문화는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에 기대게 되는 것입니다. 피라미드나 샤르트르 대성당과 같은 거대한 건축물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왜 꼭 거대한 공간에 들어서야만 경외감과 함께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게 되는 것일까요?

 

눈을 위로 향하는 현상은 주로 명상 상태, 종교 체험, 환각 상태 등에서 나타납니다.
광대한 시간이나 공간을 떠올린다거나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 때도 눈을 위로 향합니다.
경외로운 공간은 이것을 의도한 설계입니다.

 

거대한 공간은 애초부터 우리가 저 높은 하늘에 닿을 것과 같이 천장을 높게 설계합니다. 예를 들어 고딕양식에서는 일정한 범위로 반복되는 프랙털 디자인과 유사한 요소를 통해 천장에 하늘로 뻗어나가는 것과 같은 환각을 일으키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주변 공간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뇌 구조가 있는데, 주변 공간이라고 함은 수평으로 이어지는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안의 공간을 말하고, 그 외의 공간은 우리의 힘이 미칠 수 없는 외부 공간으로 범위지어집니다.
명상, 종료 체험, 환각 등에서는 신체 경계가 사라지고 신경 활동이 주변 공간 조직에서 멀어져 외부 공간 조직으로 나아가면서 합일화된 현상을 보입니다.
거대한 공간에 들어섰을 때 우리의 시선이 위로 향하면서 제 3의 눈으로 보게 되고 그와 동시에 외부 공간 정보 처리 기제가 활성화됩니다.
즉, 시선이 위로 향함으로써 평범한 일상과 단순히 생존을 위한 행동 및 자기 보호, 궁극적인 죽음에 대한 공포를 잊고 더 큰 존재로 자아를 인식하게 되며 혹은 신성한 존재와 연결되는 긍정적인 위안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러한 우리의 뇌 구조를 파악하여 우리의 존재가 균형을 잡고 더 큰 존재로서의 삶을 일궈나갈 수 있게 해주는 비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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